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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젝의 글쓰기: 글쓰기의 어려움(2)

2. 분과학문을 넘어 현실에 대한 총체적 인식을 강조하는 것은 오늘날 철학계의 스타 중 하나인 슬로베니아 출신의 철학자 슬라보예 지젝 역시 마찬가지이다. 잘 알려져 있는 것처럼, 철학자로서의 지젝의 관심사는 오늘날 철학의 전문영역으로 여겨지는 부분에 국한되지 않는다. 그의 관심은 거의 전 방위로 뻗어 있으며, 심지어 영화나 tv 드라마 혹은 농담까지도 그의 사유의 대상이 된다. 물론 이런 식의 폭넓은 관심, 혹은 분과학문 체계를 넘어서는 것 자체가 그에게 중요한 것은 아니다. 제임슨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그에게도 중요한 것은 분과학문 체계에 갇히지 않고 현실에 대한 총체적 인식에 접근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으며, 그의 폭넓은 관심 분야는 이러한 그의 태도의 결과로 보는 것이 더 적당할 것이다. 지젝이 오..

글쓰기의 어려움(1): 제임슨의 경우

1. 미국의 맑스주의 학자이자 비평가인 프레드릭 제임슨은 아주 난삽하고 난해한 글을 쓰는 것으로 유명하며, 이로 인해 많은 혐의와 비판을 받아왔다. 말하자면, 비판은 다음과 같은 것이다. 지식인이 배운 티를 내는 것은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역사의 발전을 위해 싸운다는 진보적 지식인조차 그토록 어렵게 글을 써야 하는가? 왜 더 직접적인 방식으로 말하지 못하는가? 하지만 글이 난해하다는 지적이 단지 독자들의 이해를 곤란하게 한다는 것 이상의 문제가 있다는 비판도 있다. 다시 말해, 이런 식의 고도로 복잡한, 매개된 글쓰기가 자명한 현실 자체를 모호하게 만들면서 당면한 싸움의 전선 자체를 흐려놓는 것처럼 보인다는 것이다. 영국의 또 다른 맑스주의 비평가인 테리 이글턴의 비판이 대표적이다. 그는 제임슨의 이..

<개천에서 용 나지 않는 시대에 고함> 교보문고 이벤트

본 블로그에 초안을 올렸던 이 책으로 나와 교보문고에서 이벤트까지 벌이는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3.10(수) 저녁7:30에 교보본사 이벤트홀(세종문화회관 뒤 경희궁의 아침4단지)에서 저자강연회도 하게 됐습니다. 많이 부족할지라도 사람들한테 말걸고 이야기 듣고 더 좋은 방향 찾아보고 하는 일을 계속 해보렵니다 아무쪼록 많은 관심과 호응 부탁드립니다!

[정치학적 상상력 세미나] 칼 폴라니 - 거대한 전환

새해를 맞이해 세미나를 시작합니다. 요새 한창 인기가 절정인 '칼 폴라니'로 진행합니다. 지금까지 상대적으로 지하조직처럼 움직였던 세미나팀을 이름도 정하고 팀원에게 역할도 부여해 외연도 넓히고 내실도 쌓을 생각입니다. 제가 일단 가칭으로 세미나팀 이름을 '정치학적 상상력'이라고 지어보았습니다. 그 역할은 행동부장이라고 지어보았구요~ ^^ 올 겨울 눈이 참 펑펑 많이도 오는데 오손도손 앉아 서로의 체온과 열정으로 추위를 녹여보도록 하겠습니다!!! ----------------------------------------------------------------------- 정치학적 상상력 (2010년 겨울) Karl Polanyi 세미나 Syllabus 작성자: 김종일(정치학적 상상력 행동부장) Text ..

[고양이 일기] 아롱선생 최근 근황입니다~!

가을입니다. 단풍이 정말 멋진 요즘, 단풍구경을 하러 떠나고 싶지만 캠퍼스에서의 커피 한 잔의 여유로 대신하고 있습니다. 아롱이는 잘 지내고 있습니다. 도매점에서 사온 소세지와 통조림도 일주일에 한두번씩 먹으면서 매일 살이 조금씩 찌고 있답니다. 아무래도 밖에서 산책을 시킬 수가 없으니, 식사량을 조금만 늘려도 살이 푹푹 찌는 것 같습니다. 사진은 아롱이가 선물로 들어온 케익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는 사진입니다. 결국 이 날 쿡~하고 케익을 찍어 먹었답니다... ^^ 그 장면을 사진으로 담았어야 했는데, 설마설마하다가 놓치고 말았답니다. 이 날 혼내랴, 씻기랴, 웃느라 참 정신이 없었습니다~ ^^;;; 주위의 이야기를 들으니, 반려동물에게 사람의 음식을 주는 건 정말 해가 되는 행동이라고 합니다. 인간의 ..

[고양이 일기] 아롱선생, 고민하다.

간만에 돌아온 아롱선생 이야기입니다! *^^* 핑계라도 하자면, 군 제대하고 바로 대학원에 복학하니 생각보다 바쁘더라구요... 그래도 다들 걱정해주시는 덕분에 아직까지는 큰 사고 안치고 학교 잘 다니고 있습니다~ ^^ 아롱선생은 요새 아주 말썽꾸러기 노릇을 도맡아 하고 있답니다~ ㅎㅎㅎ 이제 완전히 집이 익숙해졌는지 온 집을 다 어질러 놓는 걸 직업으로 삼고 있답니다~ 이제는 그 집이 좁은 지 바깥으로 자꾸 나가려구 하네요~ 특히 요새는 옆 집에서 키우는 고양이와 강아지가 산책할 시간만 되면 창문 쪽으로 나가 구경을 하네요~ 다른 친구들이 보고 싶은건지 바깥 세상이 재미난지 그리운지 창문에 올라가 밖으로 시선을 주는 일이 잦아졌습니다. 가족들은 처음에 드디어 가출을 하려나보다 이렇게 생각해 가슴이 조마조..

도선사론-한반도 문제를 다루는 우리의 태도는?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1243229 '한반도 항구' 주인이 도선사 역할도 못 한다니 한반도 문제를 다루는 우리의 태도는 어떠해야 하는가 09..22 10:05 ㅣ최종 업데이트 09.10.22 10:43 정대진 (whoami78) 남북정상회담, 한반도, 남북관계 "한국 외교의 지렛대는 남북관계에 있습니다. 다른 나라의 외교관들이 우리나라 외교관들 만나면 물어보는 게 북한에 대한 정보나 김정일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여기에 대해 우리 외교관들이 할 말이 없다면 별로 대접받지 못하는 거죠."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의 말이다. 얼마 전 열린 남북경협국민운동본부의 남북경협법률아카데미 개강 특강에서 나온 얘기다. 그날 이 전 장관은..

정신분석이여 안녕? (1)

1. 정신분석 내부의 분열과 반기, 혹은 분기들(아들러, 융, 클라인 등)과 함께 정신의학(psychiatry)과 심리치료(psychotherapy) 내부에서의 비정신분석적인 접근법들(non-psychoanalytic approaches)에도 불구하고, 왜 정신분석은 그토록 광범위한 인기를 누리는가? 2. 일단 정신분석 이론은 (프로이트의 바람과는 달리) 마음의 과학(science of mind)으로서의 지위를 차지하기에는 부적절하다는 것이 현대 정신의학, 심리학, 신경과학의 공통적인 견해이다. 특히 인지신경과학은 프로이트의 이론은 근본적으로 잘못된 것이라는 입장에 서있다. 마크 솜즈처럼 정신분석의 통찰을 신경과학적으로 입증하고 지지하려는 연구자가 없지는 않으나, 그 역시 '주관적 체험'을 객관적인 신경..

[알랭 바디우 비판적 입문]번역의 오류를 지적해 주셨습니다.

먼저 본문 75쪽의 중간 부분 "이데올로기는 개인들이 자신의 사회적 실천과 맺는 상상적 관계의 표상일 뿐만 아니라 대중들의 집단적 환상에 귀속되지도 않는다"는 문장은 틀렸습니다. "이데올로기는 개인들이 자신의 사회적 실천과 맺는 상상적 관계의 표상이 아닐 뿐만 아니라 대중들의 집단적 환상에 귀속되지도 않는다"가 바른 번역입니다. 지적해주신 64쪽과 99쪽의 영어 원문은 다음과 같습니다. 먼저 64쪽(영어책으로는 20페이지 후반부입니다.) It therefore follows that there can be no access to knowledge not grounded, and which does not begin, in the objective reality of class struggle. 라고 번역..

국가 엘리트 육성 프로그램

개천에서 용나지 않는 시대에 고함 카테고리 정치/사회 지은이 정대진 (책마루, 2009년) 상세보기 * 본 글은 초안이며 보다 자세한 내용은 위 도서를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막힌 물길 중학교 3학년, 이재민의 경우/ 꿈은 꿈일 뿐이다 / 함께 꾸는 꿈도 현실이 되지 않는다 / 계속 꿈만 꾸어야 하는가 / 다른 꿈을 꿀 수는 없을까 / 다른 꿈도 못 꿀 수 있다 / 볕도 안 드는 뿌연 개천에서 살아가기 / 통계로 보는 볕 안 드는 개천 바닥 / 오늘날의 개천은 강과 바다로 닿지 않는다 / 강과 바다에 사는 아이들은 행복할까 개천에서도 용은 났으나 개천에서도 용은 났으나 / 다이너마이트에 불장난하는 대한민국? / 억울하면 출세해라, 왕조의 몰락과 식민지배/ 억울하면 출세해라, 정부수립과 고착된 기회주의 / 억..